2013년 12월 27일 금요일

CFA 합격률; 한국 응시자들의 합격률은 왜 낮을까? (Part Two)


CFA 합격률; 한국 응시자들의 합격률은 왜 낮을까? (Part Two)
CFA 시험 준비 Tips (7)
 

통계를 산출하는 방법에 따라 다소 수치가 달라지겠지만, 우리나라 고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90% 내외라고 한다. 최신 시설을 갖춘 수많은 대학과 각종 학원,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학점은행제 학위 취득 제도, 초대형 서점들을 가득 메운 국내외 서적들, 등등,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곳이 우리나라다. 그런 나라에서 유독 CFA 시험 합격률이 낮은 이유는 뭘까? 영어 사용 이외에 다른 요인은 없을까?

 


대학에서 Finance 기초지식을 충분히 배우기가 쉽지 않다.
     국내의 거의 모든 대학에 경영학과가 있고, 우리말로 된 경영학 교재도 수없이 많다. 얼핏 보면 경영학을 배우기에 이처럼 좋은 환경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렇지도 않다. 사실 경영학과라는 용어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용어라 할 수있다. 경영학은 크게 다섯 내지 여섯 개 분야로 나뉜다. 금융분야(Finance)를 비롯해, 회계분야(Accounting), 마케팅분야(Marketing), 인적자원분야(Human Resource), 경영과학분야(Operations Management 또는 Management Science), 그리고 요즘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경영정보분야(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등으로 나뉜다.
     사실 경영대학 안에는 경영학과라는 학과보다는, 이러한 분야의 학과들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대학들은 이러한 분야들을 하나로 뭉뚱그려 경영학과라는 틀 안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수십년 전부터 별개의 학과로 운영하고 있는 미국 등과는 달리, 각 분야별로 충분히 과목들을 개설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실속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국내 대학들이 이렇게 운영하는 이유는, 분야별로 충분한 수의 교수진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그렇게 하면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 경영학과 안에 이러한 각각의 분야별로 제대로 과목들을 개설해 놓은 대학은 몇 개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경우 경영학과가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사실상 4~5개의 학과를 하나로 합쳐 놓은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나머지 대부분의 대학들은 각 분야별로 필요한 과목들을 제대로 개설해 놓지 못하고 있는 실상을, 경영학과라는 지난 시대의 애매한 용어를 사용해, 감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과목들을 제대로 개설해 놓은 대학에서도 우리말 교재만을 사용해 가르치는 경우가 많아, 그마저의 기회조차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학에서 CFA 시험을 치기에 충분한 Finance 기초지식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것이 국내 대학교육의 현실이다.

 


학원이 있지만, 온라인 강의가 유행하면서, 오히려 쇠퇴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원에서는 충분히 배울 수 있는가? 학원의 장점은 CFA 교재를 사용하여 강의하기 때문에, CFA 시험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학원은 몇 가지 약점을 안고 있다. 첫째로, 학교 강의와 학점 관리를 제대로 하면서, 7개월에 걸친 학원 강의를 제대로 듣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방학기간에 CFA 강의를 듣지 않는 한, 둘 중 하나를 희생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둘째로, 비용과 편리성이라는 측면에서, 수강생들이 온라인 강의를 선호하고, 이로 인해 온라인 강의가 CFA 학원 강의의 주류를 이루면서, 오프라인 강의는 여러 측면에서 위축되고 있다. 얼핏 보기에 값도 싸고 편리해서 좋을 것 같지만, 학생이 질문을 할 수도 없고, 선생이 학생의 이해 정도를 파악할 수도 없는, 기계적으로 쏟아 붓는 온라인 강의의 특성으로 인해, 7개월에 걸쳐 180시간 내외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졸지 않고) 제대로 수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또한 대부분의 온라인 강의는 값이 싼만큼, 강의의 질을 유지하기 또한 쉽지 않다.
     이 외에도 양적 성장을 우선시 하는 학원들의 정책으로 인해, 강의과목을 지나치게 세분해서 여러 사람이 나누어 강의하다 보니, 책임감과 일관성이 떨어지면서, 오프라인 강의 또한 쏟아 붓기 식의 기계적 강의로 변질된 측면이 있다. 또한 영어로 진행되는 국제자격증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영어강의를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이처럼 CFA 전문학원들은 있지만, 효과적인 학습을 하기에는 적지 않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CFA 시험 합격률은 부실한 한국 교육의 내면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의 교육 인프라는 얼핏 보기에 매우 앞선, 선진국 수준인 것 같지만, 자세히 내용을 들여다 보면 매우 부실한 형편이다. 사실 CFA 시험은, 경영대학에서 Finance를 전공했거나 학원에서 CFA 강의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라면, 당연히 합격해야 하는 시험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결국 이는 속으로 깊이 감춰진 한국 교육 인프라의 부실이, CFA 시험이라는 것을 통해 밖으로 드러나면서, 세계 평균보다 훨씬 낮은 CFA 합격률로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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